서 론
재료 및 방법
실험재료
온도 처리
Primer 디자인
Reverse transcription quantitative PCR
생육 단계 및 표현형 조사
결과 및 고찰
고온 스트레스에 의한 생육 특성 변화
고온 스트레스에 의한 유전자 발현 변화
적 요
서 론
밀(Triticum aestivum L.)은 서늘하고 건조한 지대에서 잘 자라며, 여름철 고온 환경은 밀 생산의 제한요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온도 상승은 밀의 생산성을 크게 감소시키며, 전 세계 평균 온도가 1°C 상승함에 따라 밀 생산량은 최대 6%까지 감소할 것으로 보고 되었다(Shpiler & Blum, 1991; Asseng et al., 2014). 고온에 의한 식물의 반응은 생육 단계, 온도, 지속 기간 등의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Hasanuzzaman et al., 2013). 고온에서 밀의 생리 변화는 엽록체의 구조 및 기능 상실, 엽록소 함량 감소로 인한 광합성 저하, 잎의 노화 및 탈리, 등숙 기간 감소, 종실의 전분 함량 감소와 단백질 함량 증가 등이 보고되었다(Thomason et al., 2018; Wang et al., 2018). 특히 생식생장기의 고온 스트레스로 인한 생산량의 감소는 영양생장기 보다 심하다고 알려져 있다(Farooq et al., 2011).
식물의 고온 스트레스 반응 기작에는 Heat Shock Transcription Factors (HSFs), Heat Shock Proteins (HSPs), Dehydration Responsive Element Binding Protein 2A (DREB2A)와 같은 전사 인자(Transcription factor)가 관여하며, 전사 조절 인자들의 단계적 발현으로 고온 스트레스에 관여하는 하위 유전자들의 발현이 이어진다(Ohama et al., 2017). 밀에서 개화를 조절하는 유전자 중 하나인 VRN은 온도에 따라 발현 양상이 달라지는데, 고온 조건에서 VRN1은 발현이 감소하고, VRN2는 발현이 증가한다(Dixon et al., 2019). 애기장대의 유전자 발현 데이터를 분석하여 고온 조건에서 발현이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유전자를 확인한 결과에 PIF4, ERFs, MYBs, GolS, APX2, ZAT6, TCX2 등의 유전자들에 대한 많은 보고가 있다(Ahn et al., 2019a; Ahn et al., 2019b). 유전자들의 발현 수준 변화는 식물의 생리적 반응과 관련이 있다(Zhang et al., 2016). 애기장대에서 Phytochrome Interacting Factor 4 (PIF4)는 고온에서 활성이 증가하고 옥신 생합성 유전자 TAA1과 YUCCA8의 발현을 촉진시켜 체내 옥신 함량의 증가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Franklin et al., 2011; Kumar et al., 2012). Galactinol Synthase (GolS)는 고온 스트레스 아래 발현이 증가하며, 체내 Galactinol과 Raffinose 함량의 증가로 이어진다(Nishizawa et al., 2008).
본 연구에서는 온도 조건에 의해 생육단계 차이가 나타나는 밀 품종을 선정하여 고온 스트레스와 관련된 유전자 발현 차이를 비교, 분석하여 밀의 춘파 시 고온에 적응하는 밀 품종 선발을 위한 기초자료를 얻고자 실시하였다.
재료 및 방법
실험재료
본 실험에서 사용된 밀 품종은 파성이 3인 수안밀, 진품밀, 조은밀 3품종이며, 2018년 3월 중순 경기도 여주군 가남면 오산리에 위치한 건국대학교 여주 실습농장에서 파종하여, 같은 해 7월 초순에 수확된 것을 사용하였고, 해당 종자는 수확 후 탈곡하여 이듬해 파종기까지 4°C에서 냉장 보관되었다.
온도 처리
공시 재료는 경기 이천시 대월면 대흥리에 위치한 포장에 2019년 4월 4일 재식거리 45 × 15 cm (1주 2~3본)으로 점파하였다. 파종 29일 후 유묘기 개체를 7 × 20 cm 포트에 이식하여 건국대학교 생명환경과학대학 온실에서 2주간 재배하였고, 5월 13일 국립식량과학원 중부작물부 인공기상실에서 3일간 환경적응 기간을 거친 후, 5월 16일 온도 처리를 시작하였다. 온도 처리는 실험 개체들의 지상부 3엽 출현 이후 생육 단계상 분얼기에 시작되어 성숙기까지 유지되었다. 온도 처리는 일 평균온도를 각각 17°C (최저 13°C/최고 21°C), 20°C (최저 16°C/최고 24°C), 23°C (최저 19°C/최고 27°C), 26°C (최저 22°C/최고 30°C)로 설정하였으며, 습도는 65%로 유지하였다. 시료는 온도 처리 시작 전 1회, 온도 처리 후 각각 26일, 40일, 50일, 3시기에 걸쳐 잎을 포트 당 2~3개 채취하여 현장에서 액체질소에 보관하였고 이후 영하 70°C 초저온 냉동고에 보관하였다.
Primer 디자인
고온 스트레스 반응에 관여한다고 알려진 유전자 16개를 선택하여(Table 1), NCBI Primer-blast 프로그램(https://www. ncbi.nlm.nih.gov/tools/primer-blast/)을 이용해 gene specific primer를 제작하였다(Table 2). 제작된 primer가 특정 유전자만을 특이적으로 인식하는지는 ABI StepOne real time system (Applied Biosystem)의 melting curve analysis에서 one-peak test를 통해 확인하였다.
Table 1. List of genes studied in this experiment.
Gene symbol | NCBI Gene Accession Number | Reference |
Actin | AB181991.1 | Giménez et al., 2011 |
DREB2A | HQ171443.1 | Ohama et al., 2017 |
ERF1 | XM_020302834.1 | Cheng et al., 2013 |
GolS | AB250356.1 | Pillet et al., 2012 |
Histone H2A | L75824.1 | Pillet et al., 2012 |
HsfA3 | DR740109.1 | Schramm et al., 2008 |
HSP17.6CII | AK450979.1 | Giorno et al., 2010 |
HSP70 | AF005086.1 | Ohama et al., 2017 |
HSP101 | AF083344.2 | Campbell et al., 2001 |
MYB73 | JN969051.1 | Albihlal et al., 2018 |
PhyB | AY888046.1 | Paik et al., 2017 |
PIF4 | XM_020325989.1 | Gangappa et al., 2017 |
rbcL | NC_002762.1 | Hasanuzzaman et al., 2013 |
TAA1 | KY435985.1 | Franklin et al., 2011 |
VRN-A1 | KR422423.1 | Dixon et al., 2019 Deng et al., 2015 |
VRN2 | MH264456.1 | |
YUCCA2 | XM_020323480.1 | Blakeslee et al., 2019 |
Table 2. Sequences of primers designed from wheat genes related to heat stress.
Reverse transcription quantitative PCR
온도 처리 50일 후 17°C와 23°C 처리구의 진품밀 잎에서 RNA를 추출하였다. RNA는 RNeasy plant mini kit (Qiagen)을 이용하여 추출하였으며, Reverse transcription quantitative PCR (RT-qPCR)은 AccuPower® GreenStar™ RT-qPCR Master Mix (Bioneer, Korea)를 사용하여 수행되었다. 총 volume은 20 ㎕로서 total RNA 53 ng, gene specific primer 20 pmole, AccuPower® GreenStar™ RT-qPCR 2X Master Mix 10 ㎕, 50X Rox dye 0.4 ㎕, DEPC-water 3.6 ㎕를 첨가하여 혼합하였다. 실시간 증폭 반응은 ABI StepOne real-time system (Applied biosystem)을 사용하여 수행하였다. RT-qPCR condition은 reverse transcription은 50°C에서 15분, pre-denaturation은 95°C에서 5분 수행한 후, Denaturation은 95°C에서 15초, annealing/extension은 55~60°C에서 1분 과정을 35회 수행하였다. 결과는 상대적 유전자 발현 변화 분석에 적합한 Comparative 방법을 사용하였다. Reference gene으로 housekeeping gene인 Actin을 이용하여 target gene의 발현양을 normalization 하였다. 본 실험에서 적용되는 식은 다음과 같다.
Amount of target (Livak, 2001)
위 식에서 은 target gene의 값, 은 Actin의 값을 의미한다. 는 실험군의 값, 는 대조군의 값을 의미하며, 상대적 유전자 발현양은 값으로 비교되었다. 결과를 통해 17°C와 23°C 처리구의 진품밀에서 온도와 관련된 생리대사에 관여한다고 알려진 유전자 16개의 발현 양상을 분석하여 두 처리구 간 유전자 발현 수준 차이를 비교하였다.
생육 단계 및 표현형 조사
온도 처리 동안 주 1회 생육 조사를 실시하여 개체의 생육 발달 단계를 조사하였다. 개체들이 생육 단계상 성숙기에 접어들었을 때 지상부를 채취하여, 지상부 건물중을 조사하였고 무효분얼수와 유효분얼수를 측정하여 무효분얼수에 대한 유효분얼수 비율을 계산하였다. 모든 측정은 3반복 이상 이루어졌으며, 통계분석은 SAS 프로그램의 Analysis of variance (ANOVA), Fisher’s least significant difference procedure (LSD)를 이용하여 p < 0.05 유의성 수준에서 검정하였다.
결과 및 고찰
고온 스트레스에 의한 생육 특성 변화
생육 기간 일평균 온도를 17°C, 20°C, 23°C, 26°C로 설정하여 밀 품종의 생육상 차이를 관찰한 결과, 온도 처리 후 45일을 기준으로 26°C 처리구는 다른 온도 처리구에 비해 잎의 황화, 시듦 현상이 뚜렷이 나타났다. 온도 처리 50일 후 진품밀, 조은밀에서는 고온에 의해 개체 간 생육단계 차이가 확연히 나타났다(Fig. 1). 진품밀의 경우 20°C 이상 온도 처리구에서 출수하였으며, 조은밀은 17°C에서 얼자 한 개에서만 출수하였다. 공시품종들은 출수에 필요한 저온 기간 측정 결과 모두 파성 3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온도 조건에 따른 생육상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은 파성과 고온과의 연관성 또는 파성을 결정하는 요소들의 영향이 서로 다른 것에 기인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온도에 의한 개화 속도의 차이는 VRN-A1 유전자의 missense mutation에 의한 것으로 보고된 바 있어(Díaz et al., 2012; Deng et al., 2015; Dixon et al., 2019), 추후 파성 관련 유전자에 대한 심층적 생리, 유전학 분야의 연구가 필요한 것으로 생각된다.
유효 분얼수 비율은 수안밀, 진품밀, 조은밀의 경우 17°C에서 23°C까지 비율이 증가하거나 유사한 수준을 보였고 26°C 처리구에서 급격히 감소하였다(Fig. 2). 지상부 건물중은 유효분얼수 비율과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수안밀, 진품밀, 조은밀의 건물중은 26°C에서 다른 온도 처리구에 비해 3배 이상 급격히 감소하였다(Fig. 3). 따라서 고온에 저항성이 있는 춘파성 밀 품종 육성을 위하여 고온 조건인 26°C에서도 건물중 함량이 떨어지지 않는 계통을 선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고온 스트레스에 의한 유전자 발현 변화
생육 기간 온도 처리에 따른 실험 밀 품종들의 생육 단계는 Table 3에 나타난 바와 같다. 세 가지 품종 중 진품밀에서 온도 처리에 따른 생육상의 차이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으며, 진품밀은 수안밀, 조은밀과는 온도반응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본 실험의 온도 처리 후 50일 단계에서 출수의 한계 처리 온도라고 볼 수 있는 20°C 처리구의 경우 진품밀은 출수가 이루어진 반면 수안밀과 조은밀은 출수로 진행되는 과정이거나 출수이전의 상태에 머물러 있어 출수와 온도반응에 관련된 유전자들의 발현이 어떠한 반응을 보이는지 관찰하기 위하여 진품밀에서의 유전자 발현을 관찰하였다. 따라서 온도 처리 50일 후 상대적으로 저온 처리구인 17°C 개체와 고온 처리구 23°C 진품밀 개체의 잎에서 RNA를 추출하였고, RT-qPCR을 통해 고온 스트레스 반응과 관련 있다고 알려진 16개 유전자의 발현 양상을 비교 분석하였다(Fig. 4). 17°C 처리구에 비해 23°C 처리구에서 발현이 증가한 유전자는 HSP70, HSP101, VRN2, ERF1, MYB73, TAA1, GolS, Histone H2A, YUCCA2가 있었고, 발현이 감소한 유전자에는 VRN-A1, DREB2A, HsfA3, PIF4, PhyB, HSP17.6CII, rbcL이 있었다.
Table 3. Developmental stage and heading status of the experimental samples at 50 days of temperature treatment. The samples in bold are used in the RT-qPCR experiment. 'Prostrate' means that a plant grew only vegetatively and eventually died without heading and flowering. DAT: Days After Treatment.
Heat Shock Protein 70 (HSP70)과 Heat Shock Protein 101 (HSP101)은 밀과 옥수수에서 고온 처리로 인해 발현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 되었으며(Young et al., 2001; Duan et al., 2011), 본 실험 결과에서는 온도 처리 50일 후 17°C에 비해 23°C 처리구에서 HSP70과 HSP101의 발현양이 높게 나타났다. 진품밀 23°C 처리구 에서 HSP70, HSP101발현의 증가는 HSP의 하위 유전자 발현을 증가시켜 고온에 대한 식물의 저항성을 증진시킬 것으로 추측된다. 반면 Heat Shock Protein 17.6 Class II (HSP17.6CII)는 17°C보다 23°C 처리구에서 발현이 감소하였으며, 이 같은 결과는 벼의 뿌리와 잎을 37°C 이상의 고온에 30분간 노출시켰을 때 AtHSP17.6CII의 homologue인 HSP18.0CII의 발현이 증가한다는 결과(Sarkar et al., 2009)와 상이했다. Heat Shock Transcription Factor A3 (HsfA3)는 애기장대에서 고온 스트레스에 의해 발현이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는 반면(Schramm et al., 2007), 본 실험에서는 17°C에 비해 23°C 처리구에서 HsfA3의 발현양이 낮게 관찰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1개월 된 밀 잎에 3일 동안 36°C의 고온 처리를 하여 HsfA3의 발현양을 측정한 결과 대조구에 비해 발현양이 감소하였다는 결과와 유사하였다(Xue et al., 2014). 본 실험 결과에서 Dehydration Responsive Element Binding Protein 2A (DREB2A)는 17°C 처리구에 비해 23°C 처리구에서 발현양이 감소하였다. 벼 모종에서 42°C의 고온 처리 의해 20분까지는 발현이 증가했지만, 20분 이후에 서서히 발현이 감소하여 처리 후 5시간부터는 대조구보다 발현이 감소한다는 보고와 유사하였다(Matsukura et al., 2010). 또한 애기장대에서 고온 스트레스에 순응하는 과정에 유도되는 전사체 발현을 비교한 결과, DREB2A는 온도 처리에 의해 발현이 증가한 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발현양이 점점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온도 처리 후 시간이 지나도 발현양이 감소하지 않고 유지되거나 오히려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는 유전자들이 있었다. 특정 자극에 대한 유전자들의 발현양 변화는 시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각자의 세포 환경에서 서로 다른 경로를 통하여 결정된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Lim et al., 2006).
온도에 감응하여 개화·출수를 조절하는 유전자 중 하나인 VRN에는 VRN1, VRN2, VRN3가 알려져 있다. VRN1은 저온 처리에 의해 발현이 증가하고, 개화 촉진 유전자 VRN3 (FT)를 억제하는 VRN2의 작용을 막아 영양생장에서 생식생장으로 이행을 촉진시킨다. 반면 고온 처리에 의해 VRN1의 발현은 감소하고, VRN2의 발현은 증가한다고 보고되었다(Dixon et al., 2019). 본 실험 조건 아래 VRN-A1은 17°C 처리구에 비해 23°C 처리구에서 발현이 현저히 낮았으며, VRN2는 23°C 처리구에서 발현이 더 높았다. 온도처리에 따른 유전자의 발현양을 비교할 때 VRN-A1 유전자는 본 실험에서 검정한 16개의 유전자 중 상대적으로 저온과 고온조건에서의 발현양에 큰 차이를 보였다.
식물체 내 신호 전달 과정에 관여한다고 알려진 Phytochrome Interacting Factor 4 (PIF4)는 고온 처리에 의해 발현이 촉진되어 식물의 생장과 생육 발달 단계의 이행을 촉진시킨다고 알려져 있으며(Gangappa et al., 2017), 적색광에 감응한 활성 Phytochrome B (PhyB)는 PIF4의 전사 활성 및 단백질 안정성을 저해하여 PIF4활성을 억제하거나 분해를 촉진한다고 알려져 있다(Paik et al., 2017). 이에 반해 고온 환경 아래에서는 PhyB의 활성이 억제되어 PIF4의 활성이 증가하고 TAA1, CYP79B2 등의 하위 유전자 발현이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Paik et al., 2017). 본 실험 결과에서는 PIF4와 PhyB 모두 17°C 처리구에 비해 23°C 처리구에서 발현양이 감소하였다. 벼의 고온 스트레스에 관한 연구에서 고온에 의해 PIF4와 PhyB의 발현이 감소한 유사한 보고가 있다(Jeong & Choi, 2013). 옥신 생합성 유전자 Tryptophan Aminotransferase of Arabidopsis 1 (TAA1)은 애기장대에서 28°C의 고온 아래 발현이 증가한다고 보고되었다(Franklin et al., 2014). 본 실험 결과에서는 기존 애기장대에서의 결과와 비슷하게 17°C 처리구보다 23°C 처리구에서 TAA1의 발현양이 더 높게 나타났다. 다른 옥신 생합성 유전자 YUCCA2는 고온 처리에 의해 보리와 애기장대에서 발현이 억제된다고 보고되었으나(Blakeslee et al., 2019; Ozga et al., 2017), 본 실험에서는 17°C 처리구에 비해 23°C 처리구에서 YUCCA2의 발현양이 높게 나왔다. 식물 호르몬 자스모네이트와 에틸렌 상위 신호전달에 관여하는 Ethylene Response Factor1 (ERF1)은 밀에서 건조, 염, 저온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고온 스트레스 반응에도 관여한다고 보고되었다(Ergün et al., 2014). 본 실험에서는 ERF1의 상대적 발현양이 23°C 처리구에서 더 높았다. 23°C 고온 처리구에서 옥신 생합성 유전자 TAA1, YUCCA2, 그리고 에틸렌 신호전달 유전자 ERF1의 발현 증가는 여러 식물 호르몬이 고온 스트레스에 대해 복합적으로 방어 기작을 가진다고 예측되며, 애기장대에서 스트레스 환경 아래 에틸렌과 옥신 합성 관련 유전자의 발현이 모두 증가한다는 결과와 유사하였다(Li et al., 2015; Islam et al., 2018).
TaMYB73 유전자는 고온 조건 아래에서 발현이 증가하고, TaMYB73의 발현이 높은 품종이 스트레스 환경 아래 높은 저항성을 가질 것으로 예측된다는 보고가 있다(Ergun et al., 2014). 본 실험에서도 MYB73은 17°C 처리구에 비해 23°C 처리구에서 발현양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Galactinol Synthase (GolS) GolS1과 GolS2는 애기장대에서 고온에 의해 발현이 증가하지만(Nishizawa et al., 2008; Ahn et al., 2019b), 밀의 유묘에 3시간 동안 42°C 고온 처리를 했을 때 GolS1과 GolS2 모두 발현이 유도되지 않았다(Shimosaka & Ozawa, 2015). 본 실험에서는 애기장대의 결과와 유사하게 17°C에 비해 23°C 처리구에서 GolS의 발현이 다소 증가하였다. H2A.Z는 고온 스트레스에 의해 발현이 변화하는 유전자들의 전사를 조절하는데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는데(Boden et al., 2013), 본 실험에서도 17°C 처리구보다 23°C 처리구에서 Histone H2A 유전자의 발현양이 높게 나타났다.
고온 스트레스 반응의 결과로 나타나는 광합성 저하의 원인에는 엽록소 함량 감소, 틸라코이드 막 손상, Ribulose- 1,5-bisphosphate carboxylase/oxygenase (Rubisco) large subunit와 small subunit의 감소가 있다(Hasanuzzaman et al., 2013). 본 실험 결과에서 ribulose-1,5-bisphosphate carboxylase/ oxygenase Large subunit (rbcL)의 발현양은 17°C에 비해 23°C 처리구에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고온 스트레스에 의한 광합성 관련 요소들의 손상 및 활성 저하에 의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들 유전자 중 밀에서 알려진 전사조절 유전자는 VRN- A1, VRN2, DREB2A 등이 있다. 이들 전사조절단백질에 의해 발현이 조절된다고 알려진 유전자들은 밀의 경우 Flowering Locus T, ODDSOC2가 있다(Pearce et al., 2016; Zhang et al., 2016; Dixon et al., 2019). 밀에서 전사조절 유전자로서 기능한다고 알려지지 않은 PIF4, HsfA3, ERF1, MYB73은 벼, 보리, 귀리, 호밀 등의 맥류나 애기장대에서 FT, TAA1, YUCCAs, CYP79B2, Small Auxin Up RNA (SAUR), IAA19와 같은 하위 유전자 집단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Franklin et al., 2011; Deng et al., 2015).
밀에서 온도 신호를 어느 물질들이 처음 감지하고, 신호전달을 거쳐 누적된 생리 기작의 결과로 인해 어떻게 출수가 조절되는지는 본 실험으로 결론지을 수는 없으나, 온도 조건에 따라 반응하는 다양한 지표 역할을 하는 유전자들이 다르게 발현되는 것이 관찰되었으며, 이들의 발현이 하위 유전자들의 발현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추측된다.
온도 조건에 의한 밀의 생리적 반응을 추적한 보고는 다른 연구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 기존 밀 연구에는 37/28°C 고온 조건으로 20일간 온도처리를 하여 성숙기 밀에서 종실의 발달 속도와 형태적 특성을 관찰한 바 있다(Rahman et al., 2009). 밀에 35±2°C의 조건으로 4시간, 8시간 고온 처리하여 SOD, CAT 활성과 DNA, RNA 함량을 측정한 연구 결과도 있다(Khalil et al., 2009). 고온 조건으로 36°C를 2시간 동안 처리하여 1.5시간, 5시간, 3일 후의 Heat shock factor의 발현양을 관찰한 연구결과가 있으며(Xue et al., 2014), 30°C (16시간)/25°C (8시간)의 고온 조건을 파종기에서 등숙기까지 처리하여 장기적인 고온 스트레스 하에서 곡물의 source-sink 관계를 연구한 결과가 있다(Hütsch et al., 2018). 그러나 본 실험과 같이 생육 초기부터 성숙기까지 지속적으로 저온과 고온 조건을 처리하여 출수 정도를 비교하고 지표 유전자 발현양을 관찰한 보고한 예는 찾기 어려웠다.
온도에 의한 진품밀의 출수 표현형은 평균온도 17°C와 20°C 사이에서 결정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20°C 처리결과에 근거하여 이삭의 50%가 노출된 시점인 7월 4일(온도 처리 50일 후)을 출수시로 설정하면, 지상부 3엽 출현부터 출수시까지를 적산온도로 표시할 때 대략 1,121~ 1,271°C 사이로 추정된다.
적 요
국내에서 육성된 파성3으로 분류된 밀의 생장에 대한 고온의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분얼기부터 등숙기까지 일평균 17°C, 20°C, 23°C, 26°C 온도 처리에 의해 나타나는 밀의 생육 특성과 유전자 발현양의 변이를 분석하였다.
1. 밀의 생산성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유효분얼수, 건물중은 수안밀과 조은밀은 일평균 온도 23°C 이상에서 감소하였고, 진품밀은 20°C 이상에서 감소하였다.
2. 진품밀의 경우 온도 처리 50일 후 온도 조건에 따라 생육상이 뚜렷이 구분되었는데, 17°C에서 영양생장 단계를 보였고, 20°C 이상에서 출수·개화 단계를 나타냈다.
3. 온도와 관련된 생리대사에 관여한다고 알려진 유전자 16개를 대상으로 RT-qPCR을 진행하여 온도 처리 50일 후 진품밀의 17°C와 23°C 처리구에서 유전자 발현 수준의 차이를 확인해본 결과, 23°C 처리구에서 발현이 증가한 유전자에는 HSP70, HSP101, VRN2, ERF1, TAA1, YUCCA2, GolS, MYB73, Histone H2A이 있고, 감소한 유전자에는 VRN-A1, DREB2A, HsfA3, PIF4, PhyB, HSP17.6CII, rbcL이 있다.
4. 16개 유전자 중 MYB73, YUCCA2, HSP101, ERF1, VRN- A1이 저온과 고온 조건 사이에서 유전자 발현양에 큰 차이를 보였다.
5. 온도에 의한 진품밀의 출수 표현형은 평균온도 17°C 와 20°C 사이에서 결정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이며, 온도에 의한 생육상과 형태적 특성의 차이는 단일 유전자 발현이 아닌 고온 스트레스 반응과 관련된 여러 유전자의 복합적인 메커니즘에 의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