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경제성장에 따른 식생활 변화로 인해 식품의 기능이 칼로리 중심에서 기호성 및 기능성으로 확대되면서 잡곡의 고유 성분이 가진 영양 가치 및 건강 기능식품으로서의 가치에 대한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Jung et al., 2018; Sung & Kwon, 2011). 그러나 우리나라 잡곡의 소비 자급률은 48.5%로 국내소비량의 절반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MIFAFF, 2014), 그중 소립형 잡곡인 조, 기장 및 수수 등은 더욱 낮은 실정이다(Jung et al., 2016). 이러한 소립형 잡곡 중의 조(Foxtail millet, Setaria italica Beauvois)은 1년생 초본식물로 요수량이 적고 수분조절 기능이 높아서 한발에 강할 뿐만 아니라 콩, 보리 및 밀 등의 재배가 어려운 척박한 토양에서도 생육이 좋은 작물로 알려져 있다(Cho et al., 2001; Jung et al., 2016; Kim et al., 1987). 또한, 여러 잡곡 중에서 가장 부드러운 감미를 가지고 있으며, 백미보다 칼슘, 비타민 B1, B2가 3배, 식이섬유 7배, 철분도 10배 이상 함유하고 있어, 예로부터는 젖을 잘 나오게 하는 식품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뿐만 아니라 베타알라닌, 베타카로틴 및 루틴 등이 함유되어 정장(整腸), 불면증 및 폐병 등의 치료 약으로 쓰이며, 건강 기능적으로 많이 이용되고, 앞으로도 많은 수요가 기대되고 있다(Park et al., 2008; Jung et al., 2016).
그러나 조의 현재의 재배특성은 재배나 생산량이 적어, 경영상 불리하고(Jung et al., 2016; Sung & Kwon, 2011), 단지 규모가 작고 원료곡 생산 위주의 영농형태로 재배되고 있으며, 파종, 솎음, 제초작업 및 수확 등에 인력이 많이 소요되는 수작업 의존도가 높다. 또한, 지역별 파종기, 재식밀도, 시비기술 및 시비량 등 재배기술이 개발되지 않아 생산기반이 매우 취약한 실정이다(Jung et al., 2016, Jung et al., 2018; Yoon & Kim, 2012). 특히, 종자의 크기가 매우 작아 파종 이후, 토양수분, 온도 및 파종시기 등의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발아율이 낮아 입모 균일성이 불량하여 생산성이 저하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Shaw, 1988; Sadras & Milroy, 1996; Aslam et al., 2006). Camargo & Vaughan (1973)은 활력이 낮은 종자를 파종하면 분얼수가 감소하고 초장이 짧아지며, 출수 및 개화가 지연되어 수량이 감소한다고 하였다. 이러한 원인으로 일반 농가에서는 초기 입모 불량으로 재파종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Jung et al., 2018). 따라서 소립형 잡곡인 조의 종자 활력이 높은 우량종자를 선별해서 뿌리는 것이 필요하다.
종자정선은 발아율을 높고 발아세가 왕성한 우량종자를 물리적인 방법으로 선별하는 것으로서 일반적으로 중량 및 체적을 이용하는 방법(Braandenburg, 1977; Langkiled, 1977), 송풍에 의한 방법(Easton, 1975) 및 비중에 의한 방법(Brandenburg & Park, 1977) 등이 주로 이용되고 있다. 이중 비중검사는 종자의 무게와 체적을 대비하여 체적보다 무게를 통해 충실한 종자를 선별하는 방법으로 조, 수수, 기장과 같은 종자 크기가 작고, 외관상으로 구분하기 힘든 종자 등에 대해 정선하는 것이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Choi et al., 2001; Jung et al., 2012), 밀도가 높은 종자를 선별하여 파종하면 발아율이 크게 향상된다고 하였다(Wilson & Eastin, 1982).
따라서 본 연구는 토양환경 조건에 따른 입모율 변화가 높은 조 종자의 발아활력 증진과 안정적인 생산을 위하여 염수선(비중) 종자정선을 활용한 우량종자 선발을 통한 출현율 및 유모의 생육특성 알아보고자 수행하였다.
재료 및 방법
공시재료
본 시험은 조의 파종 후 안정적인 입모율 확보를 위해 염수선에 의한 활력검정 및 유모 생육특성을 검정하기 위해 2015년에 경남 밀양에 있는 시험포장(N 35° 49' 24", E 128° 74' 25")에서 수행하였다. 공시 품종은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에서 육성한 품종으로 조생종인 ‘황금(Hwanggeum)’와 중만생종 ‘삼다찰(Samdachal)’, ‘경관1호(Kyeongkwan1)’를 선정하였다(Table 1). 시험 토양의 이·화학적 특성은 Table 2에서와같이 모래 54.3%, 미사 37.4%, 점토 8.3%의 사양토이었다. 토양의 화학성은 pH 6.90의 중성으로 생육에 적합한 범위에 있었으며, EC는 1.9 dS·m-1이었고, 유기물 13.59 g·kg-1로 적정범위(20~30 g·kg-1) 보다 낮았으며, 유효인산은 802 mg·kg-1로적정범위(300~500 g kg-1)보다 높았다. 칼리 칼슘, 마그네슘의 함량도 각각 1.05 (0.50~0.60), 8.24 (5.0~6.0), 1.14 (1.5~2.0) cmolc·kg-1로 적정범위보다 높거나 적정 수준이었다.
Table 1. Characteristics of tested foxtail millet varieties.
Cultivars | Growing days (day) | Culm length (cm) | Seed color | Endosperm |
Hwanggeum | 103 | 124 | yellow | nonglutinous |
Samdachal | 133 | 128 | gray | glutinous |
Kyeongkwan1 | 135 | 118 | blue gray | glutinous |
Table 2. Initial chemical properties of soil.
처리방법
시험의 재배방법은 조의 염수선에 의한 우량종자 선별방법을 구명하기 위해 비중계를 이용하여 1 L 메스실린더에 비중을 NaCl로 9단계(1.000, 1.005, 1.010, 1.015, 1.020, 1.025, 1.030, 1.035, 1.040 g·L-1)로 각각 조절하여 맞추고 100 ml의 종자를 넣은 후, 가라앉은 우량종자를 선별하여 자연조건에서 건조한 후, 종자 계수기(MOTEX, MC-1000H)를 이용하여 천립중을 측정하였다. 또한, 발아력 평가를 위해 선별된 우량종자를 직경 14 cm의 물 한천배지(Water agar plate) 당 100 립씩 4 반복으로 고르게 치상하고 25°C에서 항온발아 시험을 수행하였다. 발아율은 치상 경과 후 10일(WGT10)에 0.6 mm 이상 발아된 종자를 조사하였다.
모 소질 조사는 200공 Plug tray를 이용하여 비중별 선별된 종자를 유공 당 각각 2 립을 파종하고 10일 동안 온실에서 재배한 한 후, 출현율을 조사하였다. 각 처리구로 10주를 채취한 후, 수돗물로 세척한 후에 초장, 엽장 및 근장을 조사하고 뿌리와 줄기의 건물중를 각각 측정하였다.
비중별 정선한 종자의 포장조건에서 출아율을 알아보기 위해 2015년에 국립식량과학원 남부작물부 시험포장에서 휴립복토기를 이용하여 조간간격 60 cm와 주간간격 20 cm의 5 cm 크기로 천공된 흑색유공비닐을 피복하고, 6월 15일에 종자를 5립씩 파종하고 난괴법 4반복으로 시험하였다. 염수선 비중별 선별종자의 포장 출아율 조사는 파종 후에 최초 발아일로 부터 7일까지 출아율(Percentage of emergence, PE), 평균출아일수(Mean emergence time, MET), 출아율지수(Emergence rate index, ERI)을 각각 아래 수식과 같이 조사하였다.
$$\begin{array}{l}MET(mean\;emergencetime)=\frac{N_1T_1+N_2T_2+......}{N_1+N_2+........}\\\end{array}$$ | (1) |
$$\begin{array}{l}ERI(emergence\;rate\;index)=\frac{S_{te}}{MET}\\\end{array}$$ | (2) |
$$\begin{array}{l}PE(percentage\;of\;emergence)=\frac{S_{te}}n\\\end{array}$$ | (3) |
여기서, N1...n : 파종 후 경과 일수별 출아수
T1...n : 파종 후 경과일수
Ste : 단위 거리당(1 m) 총 출아수
통계처리
본 연구에서 얻어진 데이터의 통계분석은 SAS프로그램(V. 9.4, Cary, NC, USA)을 이용하여 분산분석하였고, Duncan의 다중검정법(Duncan’s multiple range test, DMRT)을 통해 5% 유의수준에서 처리구간 유의성을 검정하였다.
결과 및 고찰
발아율과 천립중
소립형 잡곡인 조의 염수선에 의한 우량종자 선별방법을 구명하기 위하여 비중을 NaCl로 9 단계(1.000, 1.005, 1.010, 1.015, 1.020, 1.025, 1.030, 1.035, 1.04 g L-1)로 각각 조절하여 정선된 종자의 천립중과 표준 발아율을 분석한 결과 Table 3과 같다. 염수선에 따른 천립중과 발아율 간에 선정한 3품종 모두 유의성이 있었으며, 천립중의 경우 비정선 종자가 ‘황금’, ‘삼다찰’ 및 ‘경관1호’에서 2.70, 2.21, 2.42 g인데 반해, 정선 종자의 천립중의 평균은 2.95, 2.47, 2.58 g으로 무겁게 나타났다. 또한, 비중이 높아질수록 천립중이 증가하는 경향이 3품종 모두 뚜렷이 보였으며, 비중 1.040 g L-1에서는 각각 2.99, 2.49, 2.62 g로 가장 무거운 천립중을 보였다. 25°C에서의 표준발아 시험에서는 품종별 발아율을 비교하면, 비정선 종자의 발아율이 ‘황금’ 69.4%, ‘삼다찰’ 66.1%, ‘경관1호’ 78.3%였으나, 정선 종자의 평균 발아율은 84.4, 83.3, 86.2%로 7.9~17.2% 차이를 보였다. 특히, 비중선 1.040 g L-1에서 ‘황금’ 88.3%, ‘삼다찰’ 86.7%, ‘경관1호’ 90.6%로 가장 높은 발아율을 보였으며, 비정선 종자에 비해 각각 27.2%, 31.2%, 15.7% 정도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다찰’에서는 비중선 1.030~1.040 g L-1에서 가장 높은 발아율이 나타났으나, 나머지 두 품종에서는 비중선 1.040 g L-1에서 가장 높은 발아율을 보였다.
Table 3. Comparison of germination rate and 1,000 seed weight by seed specific gravity of foxtail millet.
이처럼 염수선을 통해 조의 종자 크기를 선별할 수 있었으며, 종자의 크기가 큰 종자일수록, 밀도가 높은 종자일수록 발아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Jung 등(2012)이 보고한 수수의 종자 크기가 클수록 발아율이 높고 또한, 종자의 밀도가 높을수록 발아율이 크게 향상된다는 연구결과(Kim et al., 2010; Wilson & Eastin, 1982)와 유사한 것으로 알 수 있었다.
모 소질
염수선 비중에 따라 각각 선별한 종자를 200공 Plug tray에 유공 당 각각 2립을 파종하고, 파종 10일 후에 모 소질을 알아보기 위하여 어린모의 초장, 엽장, 경직경 및 SPAD를 조사한 결과는 Table 4와 같다. 모 소질을 조사한 결과 비중선이 높을수록 모의 초장, 엽장, 경직경 및 SPAD 값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품종 모두 비정선 종자에 비해, 정선된 종자의 평균 초장은 3.0, 1.6 및 1.8 cm 길었으며, 엽장은 1.1, 1.2 및 1.5 cm 길게 조사되었고, 경직경에서도 0.42, 0.14 및 0.33 mm 굵게 조사되었다. 조생종인 ‘황금’은 염수선 1.040 g L-1에서 초장, 엽장, 경직경 및 SPAD 값 모두 가장 길게 조사되었으며, ‘삼다찰’과 ‘경관1호’에서는 염수선 1.035과 1.040 g L-1에서 초장이 가장 길게 나타났다.
Table 4. Effects of specific gravity on growth characteristics at seedling stage of foxtail millet.
염수선 비중에 따라 근장, 근중 및 경중을 알아본 결과는 Table 5와 같다. 근장, 근중 및 경중에서도 3품종 모두 위와 같이 비정선 종자보다, 정선된 종자의 평균 근장, 근중 및 경중 모두 길거나 무거운 것으로 조사되었다. 근장에서는 비정선 종자보다 정선된 종자의 평균 1.3, 1.2 및 1.3 cm 길게 보였으며, 경중에서는 0.32, 0.28 및 0.58 g 5 plant-1 더 무겁게 조사되었다.위와 같이 염수선 1.040 g L-1에서 3품종 모두에서 길거나 무거운 것으로 알 수 있었다.
Table 5. Effects of specific gravity on growth characteristics at seedling stage of foxtail millet.
이는 염수선을 통해 조의 종자 크기 및 밀도 선별이 가능하였으며, 종자의 크기 및 밀도가 높은 종자일수록, 발아율뿐만 아니라 어린모 소질이 우수해지는 것으로 알 수 있었다. 이러한 결과는 Camargo & Vaughan (1973)이 보고한 종자의 활력이 낮은 종자는 초장이 짧아지며, 분얼수 감소한다는 연구결과와 유사한 것으로 보였다(Jung et al., 2012).
포장조건에서의 출아율
조의 3품종을 염수선 비중별 선별 종자의 포장 발아활력 검정을 알아보기 위하여 파종 후 출아시로 부터 7일까지 출아율(Percentage of emergence, PE), 평균출아일수(Mean emergence time, MET), 출아율지수(Emergence rate index, ERI)를 조사하여 분석한 결과는 Table 6과 같다. 품종에 따른 출아율, 평균출아일수 및 출아율지수는 유의성이 없었으며, 염수선에 의해서 출아율 및 출아율지수에서 유의성이 있는 것으로 보였다.
Table 6. Analysis of variance (F value) on field emergence at seedling stage of foxtail millet.
Source of variation | Degrees of freedom | PE† | MET | ERI |
Cultivar | 2 | 0.03ns‡ | 5.65ns | 0.66ns |
Specific gravity | 9 | 17.40* | 2.13ns | 11.96* |
‡ns, *, **; No significance, significance at 0.05 and 0.01 probabilities, respectively.
각 품종의 출아율에서는 3품종 모두 비중선이 높을수록 출아율이 증가하였으며, 비중선 1.040 g L-1에서 가장 높은 85.3, 83.0, 87.0% 출아율이 나타났고, 이는 비정선 종자에 비해 각각 35.8, 29.7, 28.0%의 높은 증가율이 조사되었다(Table 7). 평균출아일수는 비중선이 높은 종자일수록 짧아지는 경향을 보였으며, ‘황금’, ‘삼다찰’에서는 비중선 1.035 g L-1에서 2.55와 2.91 일로 ‘경관1호’에서는 2.84 일로 가장 짧은 일수가 조사되었다. 또한, 출아율지수에서도 앞의 경우와 같이 비중선이 높은 종자일수록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으며, 비중선 1.040 g L-1에서 2.82, 2.86, 2.87 d-1 m-1 이상의 높을 지수가 보였다.
Table 7. Effects of specific gravity on field emergence at seedling stage of foxtail millet.
‡Within each sampling date, the results followed by the same letter are not significantly different according to Duncan's multiple range test (p < 0.05).
이상의 결과로부터 염수선을 통해 어린모 소질뿐만 아니라 출아율도 높게 조사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염수선을 통한 조의 종자 크기를 선별할 수 있었으며, 종자의 크기 큰 종자일수록, 또한 밀도가 높은 종자일수록 발아율뿐만 아니라 어린모 소질, 포장에서의 출아율도 높아지는 것으로 보였다(Jung et al., 2012). 따라서 염수선의 비중에 따라 발아율, 천립중, 어린모 소질 및 포장조건에서의 출아율 등의 시험을 수행한 결과를 종합하였을 때, 비중선 1.040 g L-1에서의 종자를 선별하여 파종하면 조의 발아활력이 높아져 생산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사료된다.
적 요
본 연구는 토양환경 조건에 따른 입모율 변화가 높은 조 종자의 발아활력 증진과 안정적인 생산을 위하여 염수선(비중) 종자정선을 활용한 우량종자 선발을 통한 발아율, 출현율 및 유모의 소질을 알아보고자 수행하였다.
1. 비중이 높아질수록 3품종 모두 천립중이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났으며, 비중 1.040 g L-1에서는 가장 무거운 천립중을 조사되었으며, 발아율에서도 비중선 1.040 g L-1에서 ‘황금’ 88.3%, ‘삼다찰’ 86.7%, ‘경관1호’ 90.6%로 가장 높은 발아율을 보였다.
2. 모 소질을 조사한 결과 비중선이 높을수록 모의 초장, 엽장, 경직경, 근장, 근중 및 경중 등이 증가하였으며, 비중선 1.040 g L-1에서 3품종 모두에서 길거나 무거운 것으로 보였다.
3. 염수선에 의해서 포장 발아활력 검정에서는 출아율 및 출아율지수에서 비중선이 높은 종자일수록 높아졌으며, 비중선 1.040 g L-1에서 가장 높은 85.3, 83.0, 87.0% 출아율이 나타났고, 출아율지수에서도 비중선 1.040 g L-1에서 2.82, 2.86, 2.87 d-1 m-1 이상의 높을 지수가 보였다.
4. 조 종자는 발아활력이 높은 종자선별을 위해서는 비중선 1.040 g L-1에서의 종자를 선별하여 파종하면 생산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사료된다.